식대 대신 이거 주시면 안 돼요? 스타트업 직원들이 반해버린 복지
“식대 안 받을 테니, 이거 매주 받을 수 없을까요?” 스타트업 팀원 모두를 감탄하게 만든 복지! 고작 20분으로 12시간 쉰 듯한 상쾌함,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 하루. 생색내는 복지를 넘어, ‘진짜 선물 같은 복지’가 궁금하다면 읽어보세요!

“식대 안 받을 테니까 이거 일주일에 한 번 받을 수 없나요?”
대표님의 깜짝 선물
점심 먹고 다들 각자 일에 몰입하고 있던 어느 날.
대표님이 알쏭달쏭한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다음 주에 선물 하나 올 거예요.”
다들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췄다.
“선물이요?”
“다음 주에 우리 다 같이 ‘달램’에서 ‘교정 테라피’ 받아볼 거예요.”
“달램..? 교정 테라피..?”
순간 팀원들과 눈이 마주쳤다. 다들 모르는 단어였다.
‘달램’ ‘교정 테라피’ 처음 듣는 말들에 호기심이 생겨 찾아봤다.
달램? 교정테라피?

달램은 직원복지를 고민하는 기업을 위해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복지 전문 서비스였다. 그중 ‘교정 테라피’는 전문가가 사무실로 방문해서 직원들의 목, 어깨, 허리 등 근골격계 근육들을 쫙 풀어주시는 마사지 프로그램이었다.
직원 건강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웰니스 프로그램이라니. 굉장히 생소했다. 직원 건강 복지라고 한다면 원래 헬스장 지원금이 대한민국 회사들의 ‘국룰’ 아니던가?

‘직원 복지로 마사지를 받는다니. 여기 인원 6명 스타트업인데? 나는 심지어 인턴인데? 내가 이런 걸 받아도 되나?’
20년 넘게 살면서 처음 제대로 마사지라는 걸 받아본다는 사실에, 그것도 내 돈이 아니라 회사 돈으로 받는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도 어리둥절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달램 받기 하루 전날

하루 전이었다. 기사님 한 분이 오셔서 웬 큰 가방을 두고 가셨다. 여쭤보니 다음 날 있을 교정 테라피에 사용될 베드라고 하셨다.
‘진짜 이렇게 배달이 오는구나! 이제 설치하면 되려나?’ 하고 가방을 열어보려는데, 따로 더 설치하거나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나를 말리셨다. 우리는 문을 열어드리고 빈 회의실을 안내드렸을 뿐인데, 다 끝났다고 하시고 기사님께서는 돌아가셨다.
천국을 경험하신 대표님

다음 날이 됐다. 시작 시간 15분 전에 달램에서 교정 테라피 담당자분이 오셨다. 따뜻한 인상이 느껴지는 분이셨다. 어제 큰 가방을 둔 회의실에 들어가시더니, 10분도 안 돼서 이렇게 세팅을 다 해주셨다.
제일 먼저 가영 님께서 들어가셨다. 과연.. 어떠셨을까?

몇 분 후, 회의실 문이 스르륵 열렸다. 가영 님이 나오셨다.
“...와”
팀원들이 동시에 쳐다봤다. 가영 님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얼굴에 미소가 번지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입가의 미소는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진짜 대박이에요.”
다들 눈을 반짝였다.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그리고 곧 슬랙에 이런 후기가 올라왔다.

도대체 얼마나 좋은 거지? 천국이라니. 눈이 떠지다니! 가영 님 반응을 보니 이제 기대가 막 되기 시작했다.
12시간 자고 일어난 기분이랄까요
회의실 문을 열자마자 부드러운 아로마 향이 퍼졌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냄새.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몸의 긴장이 풀어졌다.
침대 위에 앉으라는 안내를 받고 평소에 어디가 조금 불편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어깨쪽부터 승모쪽이 많이 불편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목도 많이 피로합니다.”

답변을 들으시고 만세를 시키셨다. (몇 년 만에 명령 받은 만세였다) 그리고는 팔을 돌려보라고 하시면서, 내 어깨 상태가 어떻고, 그래서 어떻게 풀어주면 좋을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설명을 다 듣고 드디어 침대로 올라갔다.
“아프면 말씀해주세요~”
익숙한 멘트였다. 아, 치과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하지만 이건 치과가 아니라 마사지다. ‘아파봤자 얼마나 아프겠어?’ 하고 방심한 순간, 손끝이 깊숙이 파고들었다.

“어..?”
뭉친 근육을 정확히 찾아내어 묵직하게 누르셨다. 시작한 지 10초도 안 돼서 깨달았다. 어? 좀 아픈데?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난 천국을 맛봐야 했다.
그리고 그 아픔이 싫지가 않았다. 마치 단단한 돌멩이를 지긋이 눌러 부숴내는 듯한 느낌. 살짝 저릿하면서도, 뭔가 시원하게 풀리는 기분.

고진감래.
옛 어른들 하신 말씀 틀린 거 하나 없었다. 고통을 잠시 참으니 천국이 온다… 내가 이렇게 뭉친 근육이 많았었나? 아니, 내 몸에 이렇게 근육이 많았었나? 있는 줄도 몰랐던 단단히 뭉친 근육들을 하나하나 풀어주시는데 미소와 감탄이 절로 나왔다.
고작 20분 받았을 뿐인데, 이건 마치 12시간 자고 일어났을 때의 그 상쾌함! 딱 그 느낌이었다. 요즘 피티를 받으며 운동을 하고 있는데 그때 뭉친 근육들이 쫙 풀리면서, 책 대여섯 권 들어있는 가방을 매고 있다가 던져버릴 때처럼 가볍고 개운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가영 님 말씀처럼 침침한 눈이 번뜩 떠지는 건 덤이었다.
식대 대신 이거 받을 순 없나요?

이어서 와니 님께서 들어가셨다. 감탄하고 신기해하던 나와 달리 다소 차분하게 마사지를 받으셨던 와니 님. 조금 별로이셨던 걸까?
문이 열렸다. 와니 님이 천천히 걸어 나오셨다.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저기..”
모두가 돌아봤다.
“식대 안 받을 테니까 이거 일주일에 한 번 받을 수 없나요?”
빵 터졌다.
“진심이에요. 농담 아니라. 이거 받으면 생산성 진짜 두 배로 뛸 것 같은데?”
재미있는 점은 표정과 말씀에 진심이 담겼다는 게 느껴지는 목소리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슬랙에는 이런 후기를 남겨주셨다.

월요일에 달램 오시면 I LOVE MONDAY 가능
다음은 희원 님의 차례였다. 평소에는 조곤조곤 말씀하시는 희원 님. 그런데 회의실에서 나오시면서 꺼낸 첫 마디부터 심상치 않았다.
“최고예요.”
양손의 엄지를 치켜들고 흔들며 말씀하셨다.
“진짜, 최고예요.”
두 번째.
“와.. 진짜 최고예요.”
세 번째.
보기 드문 광경에 다들 웃음이 터져나왔다.
희원 님 후기도 재미있었다. 오늘 점심 식사를 하고 팀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I hate monday라는 브랜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다가 우리가 I LOVE MONDAY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보는 건 어떠냐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런 후기를 적어주셨다.

달램은 나만을 위한 선물 같다
트커 님께서 들어가셨을 때 잠깐 구경해봤는데 나와는 다른 방식의 마사지를 받으셨다.

시작하시기 전에 담당자분과 대화를 나눌 때 트커 님께서는 나와 달리 허리쪽이 불편하다 하셨기에, 트커 님의 몸 상태에 맞춰서 마사지를 진행해주신 것이었다.
어떤 자세가 문제였는지, 지금 어떻게 안 좋았는지, 어떻게 좋아질 수 있는지 등 여러 질문을 하시던 트커 님. 트커 님은 이 20분이 나만을 위한 선물 같다고 하셨다.

마사지는 원래 아프기만 하던데 ..

마지막으로 들어가신 아이린 님이 회의실에서 나오셨다.
어깨를 한 번 으쓱해보더니, 목을 돌려보셨다.
“오..?”
팀원들이 궁금한 눈으로 쳐다봤다.
“왜요?”
아이린 님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아니, 원래 마사지 받고 나면 그냥 아프기만 했었는데..”
목을 한 번 더 돌렸다.
“이건 진짜 몸이 가벼운 느낌? 확실히 다른데요?”
마사지를 처음 받는 나는 마사지들이 다 이렇게 좋은 건가보다 싶었는데, 그게 또 아니었던 것이다. 아, 큰일이다. 이제 마사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서 앞으로 다른 마사지 받고 감흥이 없으면 어쩌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생색내는 복지를 넘어, 선물 같은 맞춤형 복지 달램
일주일 전에 달램에 대해 찾아봤을 때, 교정 테라피를 받고 일에 집중이 잘 된다는 사람들의 후기를 봤었다. 사실 온전히 믿지는 못했다. 솔직히 ‘마사지 한번 받는 게 업무에 어떤 영향을 주겠어?’ 하는 의심이 들었다.
준다. 분명히 준다. 이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는 알겠다. 내가 지금껏 돌덩이를 어깨 위에 얹고 일해왔었다는 것을. 그리고 이 돌덩이 무게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자잘한 스트레스를 주고, 집중 못하게 방해하고, 쉽게 피곤하게 만들었는지를.
몸과 정신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말을 다시금 몸소 깨닫는다. 어깨랑 목이랑 등을 마사지 받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확 깨는 기분이 든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직장인의 건강이라는 게 몸 안쪽의 건강도 있지만, 자주 쓰는 근육의 건강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워간다.

복지는 그저 회사가 생색 내는 용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의도로 여러 복지 정책을 운영 중인 곳들도 있을 테다. 그런 생색만 내기 위한 복지는 정작 직원들이 크게 반기지 않는다.
그런데 이 달램의 교정 테라피 프로그램은 조금 다르다. 이 20분의 경험만으로도 회사에게 선물 받은 기분이 든다. 내 돈으로는 받아볼 생각을 못할 경험을 회사 복지로 받아보니 기분이 묘하다.
선물은 원래 그런 거다. 무조건 비싸기만 하다고 좋은 선물이 아니다. ‘나도 몰랐는데 받아보니 나에게 딱 필요한 선물.’ 그게 좋은 선물이다. 오늘 이 좋은 선물 덕분에 몸도, 마음도 개운해지는 하루였다.
감사합니다, 가영 님!!

에필로그
다음날. 어제의 상쾌함이 아직 남아있어 기분이 좋으면서도 또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점심 식사를 하고 다시 업무를 시작해보려 하는 그때 가영 님께서 한 마디 하셨다.
“저희 이제 격주로 달램 교정 테라피 받기로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