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머신 최고참 인턴이자 막내 인턴의 3달 회고

창업팀에서 나와 길을 잃은 듯했던 1월, 우연히 본 인턴 공고 하나로 다시 나아갈 방향을 찾았습니다. 세 달 동안 트래픽머신에서 가장 오래된 막내 인턴으로 일하며, 시행착오와 피드백, 도전과 성장이 함께한 3개월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트래픽머신 최고참 인턴이자 막내 인턴의 3달 회고

1월. 지내던 창업팀에서 나오게 됐다.

군대는 계속 떨어져 빨라도 5월에 입대가 가능했던 상황. 나는 길을 잃은 심정으로 남은 서너 달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비즈까페(BZCF) 채널에 올라온 인턴 공고를 보았다. ‘이 채널이 이렇게 공고를 홍보해준 적이 없던 것 같은데.. 한번 볼까?’ 하는 생각에 공고를 들어갔고, 가영 님의 이야기와 철학을 접했다.

창업팀을 하며 스스로 일을 어떻게 잘하는지 몰라 헤매는 시간이 많았다.

소통은 어떻게 잘하는지, 어떻게 효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는지, 그래서 어떻게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나는 아는 게 전혀 없었다. 보고 배울 만한 사람이 필요했다.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절실했다.

가영 님의 이야기와 철학을 보며, 이 분이 이끄는 팀에 들어간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확신이 생겼다.

마침 모집하는 직무 중 하나가 ‘콘텐츠’ 마케터가 아닌가! 콘텐츠라면 내가 오래도록 끄적여온 블로그가 있었으니 자신 있었고, 마케팅에 대해서는 정말 문외한이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지원을 했고, 감사하게도 2월 13일, 생일 하루 전 날 첫 출근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이 글은 짧으면 짧은 기간인 3개월 동안 트래픽머신에서 일했던 최고참이자(그래봤자 2주 길다) 막내 인턴의 회고록이다. 그간의 배움이 누군가에게 작은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서툰 글자들을 적어본다.

트래픽머신 공고를 다시 읽어봤는데, 내가 경험하고 배운 내용이 이미 공고에 적혀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래서 공고의 내용을 함께 첨부했다.

문제를 해결하자

“옳은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며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 _ 트래픽머신이 추구하는 [성장형 인재]

결국 다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일을 한다는 건, 큰 규모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뿐이다.
일을 위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booksmart vs streetsmart

자신의 역할을 넘어 팀의 목표를 자신의 목표로 삼고, 책임감 있게 일을 완수하는 분. _ 트래픽머신이 추구하는 [성장형 인재]

팀에 들어왔을 때 나는 완전 굳어있었다.

이전에 파트타임 인터뷰 보조 편집을 재택으로 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매일 대면으로 출근하면서 일하는 경험은 난생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내 기본적인 마음가짐은 이러했다.

‘시키는 거 열심히 잘하고, 가르쳐주시는 거 열심히 배워야지!’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이 일하는 데서도 잘 드러났나보다.

팀에 들어오면 2주에 한 번 금요일에 대표 가영 님과 공동 창업자 아이린 님과 나. 그렇게 셋이 ‘원온원’을 진행한다.

‘원온원’은 지내는 게 어떤지 스스로 점검하고 또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점과 바라는 점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다. 첫 원온원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준성 님 맡은 일 되게 잘하고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정말 시키는 일만 잘하고 있어요.

굉장히 booksmart한 것 같아요. 배운 대로만 하는 모범생 같다는 말이에요. 저희가 뭐를 가르쳐줄 걸 계속 기다리는 것 같아 보여요. 그런데 저희 준성 님의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 뽑은 건 아니었거든요.

물론 다른 회사 갔으면 그대로 시키는 일만 잘 해내도 진짜 일 잘하는 거고 칭찬 받을 거고 인정 받을 텐데, 사실 그렇게 일하면 준성 님이 3개월 동안 성장은 하겠지만 진짜 성장 속도가 더딜 거예요. 그건 팀 입장에서도 아쉽지만 무엇보다도 준성 님한테 아쉬운 거죠.

조금 더 streetsmart 했으면 좋겠어요.

길거리에서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뭐라도 팔아내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우리가 정한 이 프로젝트의 문제가 있잖아요? 그러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준성 님이 해볼 수 있는 걸 다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준성 님이 예전에 해낸 일들을 보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 믿고요.

그리고 준성 님이 맡은 일에 대해서는 준성 님이 제일 잘 알아야 해요.

오히려 저희한테 그 영역 내용들을 설명해주고 설득해내는 게 준성 님 역할이에요. 그래서 지금 하는 업무보다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으면, 그걸 찾아서 우리한테 제안하고 우리를 설득해내면 좋겠어요.

준성 님 스스로를 인턴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정의했으면 해요.

그래야 이 짧은 3개월을 더 밀도 있게 보내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어요.”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간 booksmart하게 살아오는 것을 내심 기피하며 살았다 생각했는데, 지금 나는 정말 시키는 것만 하면서 지내고 있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온원을 하면서, ‘그래, 첫 회사라고 쫄지 말고,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더 적극적으로 나서봐야겠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어봐야겠다!’라고 다짐하며, 깨달은 점을 글로 썼다.


매일 반복할 질문은

무엇을 하지 않을지 과감히 결정하고, 가장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 곳에 에너지를 집중합니다. 우리는 "적은 자원으로 큰 결과를 만드는 법"을 압니다. _ 트래픽머신 공고 중 성장을 위한 5가지 원칙 중 [선택과 집중]

매일 아침, 우리 팀은 ‘데일리 스탠드업’을 작성한다.

오늘 컨디션, 오늘 할 일, 그리고 오늘 꼭 끝낼 원씽을 적어 올리는 일이다. 그리고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다같이 모여 오늘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마다 가영 님께서 이 질문을 던지셨다.

“이거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얼만큼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더 임팩트 큰 방법은 없을까요?”

왜 같은 질문을 반복해야 할까?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새로 깨닫는 게 생기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깨달았으면 그에 맞게 행동이 달라져야 한다. 문제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어디에 힘을 더 주고 어디에 힘을 덜 줄지 세밀하게 조정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성장하고 그래야 성과가 난다.

그런데 누구도 처음부터 어디에 선택과 집중을 완벽하게 잘할 수 없다.

차이는 오늘의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내일 더 나은 선택과 집중을 해낸다는 점이다.


하이에이전시

“다양한 도메인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적용하며,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활용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분.” _ 트래픽머신이 추구하는 [성장형 인재] 중

하이 에이전시(high-agency)는 높은 주도성이라는 말이다.

사진 속 A는 주도성이 낮은 사람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 큰 우연과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 한, 이 사람은 스스로의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

B는 주도성이 높은 사람, 즉 High-agency를 갖춘 사람이다.

도움을 기다리는 데 쓸 시간으로 뗏목을 만들어 내는 사람. 물론 이 사람이 당장 무인도를 탈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섬에서 조금 나아가지 않았는가.

기회의 영역이 훨씬 넓어진 셈이다. 조금씩 거리를 늘려 나아가다 보면 육지를 찾을 수도 있다. 하다 못해 육지와 먼 섬이라 할지라도, 그를 도와줄 배를 찾을 수 있는 반경이 훨씬 넓어질 테다.

아래에도 이야기하겠지만, 주도성이 높은 사람은 역설적으로 도움을 ‘잘’ 청하는 사람이다.

높은 주도성을 갖추라는 말은 전부 다 혼자 해내라는 말이 아니다.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은 세상에 많지 않다. 높은 주도성을 갖추라는 말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내고,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내라는 말이다.

도움을 ‘잘’ 청하는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내고, 할 수 없는 일까지 조금 도전해봤다가, 정말 할 수 없는 일을 빠르게 판단해내고,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냥 못하겠다고 처음부터 나앉아 도움을 청하는 사람과는 천지차이다.


불확실성과 싸우는 법

실패나 어려움 속에서도 움츠려 들지 않고,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분. _ 트래픽머신이 추구하는 [성장형 인재] 중

결과는 언제나 불확실하다.

어떤 의도를 이 세상에 관철시키는 일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을까?


두드리지 않으면

실행 없이는 배움도 없습니다. 계획에 머물지 않고 빠르게 실험하며, 데이터와 피드백을 통해 점점 더 나아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_ 트래픽머신 공고 중 성장을 위한 5가지 원칙 중 [발사 후 조준]

위에서 말했던 오늘의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내일 더 나은 선택과 집중을 해낸다는 말과 이어지는 내용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문을 두드리는 것과 같다.

그 문이 열릴지 말지는, 나의 역량과, 너의 상황과, 하늘의 결정에 따라 복합적으로 결정되는 사안이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더 많이, 더 잘 시도해보는 수밖에 없다.

시도해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정성껏 시도하다 보면 가끔 감사한 일이 일어나게 되어있다.

실제로 기대 안 하고 만들었던 콘텐츠가 B2B 서비스의 잠재고객을 여럿 끌어오기도 했다.

콘텐츠를 만들고 열심히 알리다 보니, EO planet이라는 플랫폼에서 1위를 여러 번 해보기도 했고 60만 뉴닉 뉴스레터에 내 글이 실려보기도 했다.

그 여파로 온라인 행사에 700명을 모객하기도 했으며, 내 글을 알리러 다니다가 더 큰 문제를 함께 해결할 조력자를 여럿 찾기도 했다.

두드리지 않았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두드리는 일은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도움이 필요할 때 가만히 멈춰 있으면 안 된다. 적당한 사람을 찾아가 두드려야 한다. 위의 시도들을 계속 해볼 수 있었던 건, 계속 팀원분들께 도움을 구했고, 그때마다 필요한 조언들을 주셨던 덕분이다.


주눅들지 마라

피드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팀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며 모든 일에 진심으로 임하는 분 _ 트래픽머신이 추구하는 [성장형 인재] 중

불확실성 앞에서 실수와 실패, 그리고 피드백에 익숙해져야 한다.

많이 도전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하나의 실수, 실패, 그리고 피드백에 상처를 받는다. 기가 죽는다. 나도 그랬다.

워크숍에 갔을 때, 가영 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주눅드는 건 바이러스 같은 거예요. 그 무기력함이 팀 전체에 퍼지기 쉽거든요. 실수를 하든, 실패를 하든, 피드백을 듣든, 주눅들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해서요..’ 이런 말들도 남발하지 마세요. 무기력하게 쳐지는 일은 팀에 피해를 줍니다.

그냥 ‘다음에 더 잘하겠습니다!’ ‘다음에 무조건 해내겠습니다!’ 그렇게 뻔뻔하게 대답하세요. 그렇게 파이팅 넘치게 앞으로 더 잘해내는 게 팀에 훨씬 도움되는 일이니까요.”

물론 이 부분은 팀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가능한 말이기도 하다.

팀에서 오고가는 피드백은 항상 상대에 대한 존중과 성장을 바라는 선한 마음이 묻어있었다. 또 항상 상대방을 향한 피드백이 아니라, 상대방의 ‘일’을 향한 피드백이었다.

그걸 알았기에, 정말 주눅들 필요가 없었다.


성공할 수밖에 없게

한 번은 원온원에서 내가 이런 말을 했다.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이 일이, 성과가 너무 불확실하게 늦게 보이는 것이다 보니 동기부여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두 분은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시면서 일을 하시나요?”

그리고 두 분은 동기 부여를 하지 않으신다는 답변을 해주셨다.

“저는 결과를 생각하지 않아요.

결과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거든요. 대신 좋은 결과를 만드는 시도를 많이 해내는 데 집중해요. 잘 될 수밖에 없게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그러면 동기부여가 필요 없어져요.

그리고 그렇게 과정에 최선을 다해두면, 잘 안 되는 경우가 거의 없더라고요.”

누군가 여러 방면에서 최선을 다해 시도하는 모습을 보고 짜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짜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남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짜치지 않게 성공하는 게 그렇게 중요할까?

언제나 짜치는 게 망하는 것보다 낫다.


좋은 콘텐츠는

유저와 클라이언트의 성장이 우리의 성장입니다. 함께하는 유저와 클라이언트로부터 신뢰를 쌓고 그들의 그로스 파트너로 자리잡습니다. _ 트래픽머신 공고 중 성장을 위한 5가지 원칙 중 [진정성]

콘텐츠 마케팅 인턴이었기에 콘텐츠에 대한 깨달음도 몇 자 적어본다.

여기서 콘텐츠는 주로 글이고, 아티클, 이메일, 중간 보고 등의 모든 글을 포함한다.


역지사지

읽는 사람 입장에서 쓴 글이 좋은 콘텐츠다.

글을 쓰다보면 항상 ‘내 입장’에서 쓰기 쉽다. 그렇기에 어려웠고, 난잡했고, 핵심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좋은 콘텐츠는 끌리고, 재미있고, 쉽게 읽히고,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건 독자 입장에서의 ‘좋은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읽으면 끝일까?

단순히 재밌게 읽히기 위해 만드는 콘텐츠도 있지만, 일을 하면서 만드는 콘텐츠는 언제나 ‘목적’이 있다.

그래서 단순히 읽는 데서 끝나게 해서는 안 된다. 잘 읽은 콘텐츠와 이어져서 어떤 액션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을지 명시해야 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래서 실제로 성과가 나야 한다.

그래야 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좋은 콘텐츠라 할 수 있다.


그냥 하지 마라

그러면 좋은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까?

모든 예술의 시작은 모방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잘 된 콘텐츠들을 따라해볼 필요가 있다. 당연히 전부 베끼라는 것이 아니다. 잘 된 콘텐츠들의 “문법과 구조”를 배워서, 그 틀 안에 나의 내용을 넣어 콘텐츠를 만들라는 것이다.

또 작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먼저 작게 시도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중에서 잘 된 것을 바탕으로 스케일을 키워볼 수 있다. 예컨대 스레드에 여러 주제의 글을 올려보고, 그중에서 반응이 좋았던 글은 아티클로, 그리고 릴스로 만들어보고 유통해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스레드에서 반응 좋았던 글은, 아티클로 만들었을 때 평소의 6배 조회수를 기록했었다.

좋은 팀은

혼자 잘하는 개인보다 함께 성장하는 팀을 추구합니다. 성장은 개인과 팀의 동시다발적인 발전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_ 트래픽머신 공고 중 성장을 위한 5가지 원칙 중 [원팀]

팀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어떤 팀이 일을 잘할 수 있고, 또 성과를 잘 낼 수 있을까?


시끄러워야 해요

소통이 모든 일의 출발점입니다. 사소한 것까지 투명하게 공유하며, 모든 팀원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_ 트래픽머신 공고 중 성장을 위한 5가지 원칙 중 [오버 커뮤니케이션]

의사소통이 활발해야 한다.

의사소통이 활발한 팀은,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따로 물어볼 필요가 없도록, 계속 진행상황을 공유한다. 어떤 시도를 했을 때 결과가 나오면 바로바로 전달한다.

팀원 입장에서 이렇게 하나하나 의사소통하다보니, 내가 막히는 부분에서 바로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 내 업무 방향이 잘못되었을 때는, 방향을 바로 잡아, 내가 쓸데없는 데 시간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일에만 시간을 쏟을 수 있었다.

활발한 소통 문화 덕분에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쓰며,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인사이트가 흘러야

우리 팀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다양했다.

그래서 한 프로젝트에서 얻은 깨달음이나 영감이 한 곳에만 머무르게 해서는 안 됐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업무 회고를 남겼다. 각자 다른 일을 하지만, 그들의 회고를 보면서 나의 일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배우곤 했다.

그리고 더 큼지막한 깨달음이나 모두가 봤으면 하는 글/영상은 공유하는 채널을 따로 만들어 공유하는 문화가 있었다.

정말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받기만 하고, 많이 나누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심리적 안전감

그대로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심리적 안정감이라면,
심리적 안전감은 계속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좋은 팀은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팀이다.

그만큼 친밀하고 소통이 잘 되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정말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곳이다.


기타

그외 내가 3개월 간 깨달은 점을 짧게 적어본다.

인생은 짧다

3개월 참 짧다.

좋은 환경에서 몰입해서 지내면서

하루하루를 정말 소중히 살아가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레버리지도 능력이다

난 부탁하는 일이 늘 어려웠다.

도움을 주는 일은 잘했어도 도움을 청하는 일은 너무나 어려웠다.

가영 님께 그런 말씀을 드리니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부탁해봤자 최악의 상황은 거절 아니에요?

그리고 그 사람이 날 도와주면 다음에 내가 그 사람을 도와주면 되죠. 이상한 부탁이 아니라면, 부탁하는 게 잘못하는 건 아니에요.

준성 씨가 뭘 부탁한다고 해서 준성 씨 싫어하는 사람 없을 거고, 있다고 하면 그렇게 가까이 할 만큼 좋은 사람은 아닐 거예요.”

나는 여태 부탁하는 걸 잘못하는 걸로 착각하며 살아왔다.

그걸 깨닫고 부탁을 연습하다 보니, 어느새 팀에서 나는 “기분 안 나쁘게 부탁 잘하는 사람”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부탁은 함께 시너지를 내기 위한 물꼬를 트는 일이다.


지혜로운 카멜레온

가영 님을 보며 많이 느꼈다.

역시 사람은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어야 한다고.

확실하게 피드백을 줘야 하는 상황에서는 날카롭게 피드백을 주시고,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는 유쾌하고 따스하게 대화를 나눠주신다.

다른 팀원분들도 마찬가지다.

할 때 하고, 놀 때 논다.

다들 지혜로운 카멜레온 같다.


나에게 트래픽머신은

온도가 높은 곳

열정의 온도도 높고, 마음의 온도도 높다.

하루를 정말 치열히 살아내려고 하신다. 원래부터 일해오시던 분들뿐만 아니라, 인턴분들도 다 그런 치열한 사람들만 있다. 그분들이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면, 계속 부끄러워진다.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지고 더 잘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차갑지 않다. 오히려 따뜻하다.

주말에 뭐했는지 서로 안부를 묻고,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서로 나서서 도와주고. 맛있는 게 있으면 가져와서 나눠주고, 추억을 만드는 일, 그리고 기록하는 일에 진심이다.

낯설고 불편한 곳

낯설고 불편한 환경이었다.

성과를 계속 빠르게 내야 하는 환경. 지금 이대로 안주하게 두지 않는 곳. 항상 내가 알고 있는 내 실력보다 ‘조금 더 위’를 해야 하는 환경. 항상 실력이 뒷받쳐주지 못할 때마다 낯설고 불편한 것이다.

“어떻게 더 잘하지?”를 매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마침내 성과를 냈을 때, 배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구간을 지나면 조금씩 성장한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나의 성장을 도와주고, 필요로 하는 곳

나는 이 점에서 우리 회사가 정말 좋은 회사라고 느꼈다.

요즘 같이 좋은 피드백을 받기 어려운 시대에, 우선 인턴에게 많은 관심과 리소스를 투입하며 정성어린 피드백을 주시면서 나의 성장을 많이 도와주는 곳이었다.

정말 많이 배웠다.

그런데 나는 팀에서 그냥 ‘배우는 사람’이 아니었다. ‘해내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만큼 나에게 프로젝트 일부를 일임하고 책임을 지게 하셨고, 그만큼 나를 믿어주셨다. 그래서 성취의 경험이 더욱 값졌다.

회사를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많이 배우고,
많이 경험해볼 수 있는 회사가
정말 많지 않을 것 같다.


가족 같은 곳

뻔한 말이지만, 정말 가족 같은 곳이었다.

다들 나를 직원 한 명이 아니라 사람 한 명으로 대해주시는 게 늘 느껴졌다.

모두 친형, 친누나 같은 느낌이었다.

떠나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가족 같았다 정말.

(회사에서 이 부분을 발표하며 눈물을 흘렸다..)

가장 많이 바뀐 점

와니 님께서 발표를 마치고 질문을 던지셨다.

“3개월 동안 가장 많이 바뀐 게 뭐예요?”

나는 고민하다 이렇게 답했다.

“한다고 될까?”에서 “될 때까지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을 갖추게 됐다고.

그 기저에는 이 팀에서 불가능해보이는 일들을 해냈던 경험이 있었다.

트래픽머신에서 3개월의 시간은 내게 자존감과 자신감,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선물해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