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트래픽머신이 양양으로 워크샵을 떠난 이유는? [1일차]

하이아웃풋클럽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트래픽머신이 양양에서 꺼낸 질문과 다짐들. 기술보다 중요한 건 결국 기본이라는 걸 다시 확인한 워크샵 이야기 - 1일차

팀 트래픽머신이 양양으로 워크샵을 떠난 이유는? [1일차]
기본이 중요하다!
진감님, 정윤님의 마지막 인턴 출근일

정든 인턴분들(준성님, 희원님, 진감님, 정윤님)과 함께한 3개월.

그 사이 우리는 정말 쉼 없이 밀도 높게 부딪히고, 웃고, 고민하며 모든 외부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냈습니다. 되돌아보면 상반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매일이 꽉 차 있었습니다.

저희는 늘 ‘하이아웃풋클럽’을 어떻게 하면 더 단단하고 의미 있게 운영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는데요.

이번 외부 프로젝트에서 얻은 레슨런과 인사이트들을 그동안 안에서 쌓아온 경험들과 차곡차곡 엮어 멤버분들께 더 좋은 방식으로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래픽머신에 있으면 눈이 자꾸 높아집니다...

그 고민의 연장선에서, 팀 트래픽머신은 잠시 도시를 벗어나 양양으로 향했습니다.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그동안 묵혀둔 이야기들을 꺼내고, 앞으로의 방향을 더 단단히 잡기 위해서요.

양양으로 떠나다

오전 10시 30분, 팀원들이 하나둘 사무실로 모였습니다. 트래픽머신이 자리한 문정에서 양양까지는 차로 약 2시간 30분. 이번 워크샵의 목적은 한 가지였습니다.

‘하이아웃풋클럽의 경험’을 더 단단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

가영님이 사주신 커피 한 잔으로 몸과 마음을 깨운 뒤(물론 저는 자허블 마심), 트래픽머신은 양양으로 향하는 차에 올랐습니다. 창밖으로 스쳐가는 풍경만큼이나 머릿속에는 앞으로 꺼내야 할 이야기들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가는 길에는 요즘 가장 핫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부터 각자의 버킷리스트, 최근 가장 후회했던 소비까지.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먹고, 따끈한 호두과자도 함께 나눠 먹으며 소소한 얘기들로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아이린님은 팀 트래픽머신에서 운전도 맡아주시고 계십니다. 11개의 직업 중 하나)

워케이션 숙소, 일기일회

이번 팀 트래픽머신의 양양 숙소는 스테이폴리오의 ‘일기일회’였습니다. ‘일기일회(一期一会)’는 다도에서 유래한 말로, 지금 이 만남은 인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숙소에 들어오고나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차도구(茶道具)

차를 내어주는 이와 마시는 이, 모두가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에 마음을 다해야 한다는 철학이죠.

이번 워크샵은 이 이름과 닮아 있었습니다.

지금 이 시기, 이 멤버들이 같은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멤버들과 맺어진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이번 워크샵의 경험 설계가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커뮤니티를 더욱 단단하고 오래 이어가게 하려면?

이번 워크샵에서 가영님, 아이린님, 트커님, 그리고 저까지, 우리 모두가 같은 질문을 품었습니다.

‘하이아웃풋클럽을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더 단단하게 이어갈 수 있을까?’

그동안 각자 품고 있던 문제의식과, 작게나마 시도해본 실험들, 그리고 남아 있는 물음표들을 한자리에 꺼내놓았습니다.

첫 날부터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요. 서로의 생각을 꺼내고, 정리하고, 때론 날 것 그대로 부딪혔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흩어지지 않고,
더 많은 시도로 이어질까?’
‘오래된 멤버도 다시 마음 놓고 참여할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그동안 이게 '문제인 것 같아' 라고 느끼기만 했던 질문들을 붙잡고, 함께 답이 될 만한 단서들을 찾아갔습니다.

멤버십의 경험을 더욱 단단하게 설계하는 과정에서, 이번 워크샵에서 가장 크게 느낀 건 1) 목적을 분명히 하고 나아가는 것, 그리고 2) 우리 모두가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자주 확인하는 것의 중요성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는 아이디어는 금방 잊히거나 흩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각자 머릿속에 있던 고민들을 하나씩 꺼내어 붙이고, 비슷한 생각은 묶고, 다른 시선은 다시 질문했습니다.

‘이게 멤버십에 어떤 가치를 더할까?’

‘지금 멤버들에게 필요한 것은 뭘까?’

‘우리가 나중에 돌려드릴 수 있는 건 뭘까?’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붙잡으면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과 지금 필요한 실험들을 조금씩 정리해갈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나온 아이디어들은 앞으로 작은 파일럿으로 이어지고, 실제로 멤버들이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으로 돌아올 예정이라 생각하니 하반기의 하이아웃풋클럽이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해야지!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던 것들을 실제로 '액션 아이템'으로 뽑으면서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설렜습니다.

맛있는 피자를 먹고 다시 시작

숙소에 도착한 뒤 쉼 없이 이어온 워크샵은, 숙소 근처 피자집 ‘싱글핀 에일웍스’에서의 저녁으로 잠시 숨을 돌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페페로니 시카고피자보다 '초당 옥수수 알 튀김'이 진짜였습니다. 양양 오시는 분들은 싱글핀 에일웍스에서 피자 말고 초당 옥수수 알 튀김 드세요.


n8n으로 자동화를 테스트하면서 마주한, 트커님의 일희일비

오후 시간대에는 ‘문제 정의’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나눴다면, 저녁 식사 이후에는 그동안 이야기한 문제들을 각자 액션 아이템으로 구체화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중간에 26기 멤버들 & 암사자님과 콘텐츠 우물가 진행

저는 이번 워크샵에서 기수 프로그램 안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가공할지, 그리고 그 데이터를 파트너들이 어떻게 하면 더 쉽게 꺼내 쓸 수 있을지에 집중해 액션 아이템을 정리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 각 파트별로 어떤 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모을지,
  • 어떤 질문이 어떤 시트 컬럼에 대응될지,
  • 그 데이터의 활용 방안은 무엇인지,
  • 그리고 전체 플로우는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하나하나 짚어보았습니다.

실제 시트를 가지고 수집하고 가공해본 시간은 약 45분 정도였는데,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쓴 건 ‘왜 이 일을 하는가, 목적은 무엇인가’를 먼저 명확히 잡는 과정이었습니다.

중간 중간 삽질 끝에, 1차 디렉토리 현황 공유

직접 이 기수 디렉토리 시트를 만들어보면서 느낀 점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처음엔 몰라도 직접 해보면 고려할 게 보인다는 점입니다.

  • 예를 들어, 단순히 이름으로만 사람을 구분하면 동명이인 문제 같은 예상치 못한 이슈가 생깁니다.
  • 결국 고유 ID나 이메일 같은 식별값이 꼭 필요하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둘째, 시트 구조와 자동화는 복잡한 게 아니라 ‘목적’이 우선이라는 점입니다.

  • 처음엔 새로운 시트나 Apps Script 같은 복잡한 자동화를 떠올렸지만, 막상 해보니 QUERY나 FILTER로도 충분했습니다.
  • 괜히 유지보수가 어려운 자동화를 얹기보다는 진짜 필요한 자동화만 단순하게 해두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셋째, 문제의 복잡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솔루션이 단순해진다는 걸 다시 깨달았습니다.

  • 복잡한 구조가 멋져 보일 수는 있지만, 그만큼 유지비용이 따라옵니다.
  • ‘단순한 솔루션은 문제를 깊이 이해했다는 증거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떠올린 말이 있습니다.

찰리 멍거는 공군 시절, “어떻게 하면 조종사를 살릴까?” 대신 “어떻게 하면 조종사를 죽일 수 있을까?”를 먼저 물었다고 합니다. 예외를 찾기 전에 원칙부터 다시 보고,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으로 사고하면서도 언제나 기본에 집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의 할아버지가 해주셨던 말처럼요.

“수영은 마음껏 해도 좋지만, 항상 물가 근처에서 놀아라.”

저는 이 말을 오늘 제 일에도 꺼내보았습니다.

화려한 자동화, 복잡한 기술, 더 멋진 툴을 붙이기 전에 내가 지금 쥐고 있는 망치는 뭔지, 그리고 그 망치로 모든 걸 두드리고 있진 않은지부터 돌아봅니다.

사실 답은 이미 기본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기본은 늘 너무 평범해서, 쉽게 의심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언제나 기본입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데이터가 쌓여도 그 안에 담길 이야기는 사람이 만듭니다.

복잡함을 붙이기 전에, 우리가 봐야 할 건 언제나 단순한 것의 힘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 워크샵 1일차였습니다.

기본은 원칙을 지킬 때

결국 직접 이 기수 디렉토리 시트를 만들면서 느낀 건 같았습니다.

기술과 도구가 아무리 많아도, 중요한 건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문제를 깊이 보고, 단순하게 풀어내며, 사람의 맥락을 끝까지 잃지 않는 것.

그 위에서 우리가 실제로 일을 해낼 때, 더 명확히 붙잡아야 할 것이 바로 원칙입니다.

복잡한 도구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기본입니다. 그리고 이 기본을 실제로 지켜내는 건, 결국 작은 원칙들을 끝까지 붙드는 태도라고 믿습니다.

트래픽머신의 워크샵 2일차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