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음악만 했던 내가, 트래픽머신에서 배운 것
음악만 하며 살아오던 제가, 낯선 무대인 트래픽머신에서 그로스마케터로 한 걸음씩 성장해간 90일. 시행착오 끝에 ‘결국 해내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다시 믿게 된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음악을, 누구보다 깊게 해낸 경험이 있었다. 막연히 '이 끈기라면 나는 무엇이든 끝까지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믿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끈기를 낯선 곳에 써보고 싶었다.
음악을 업으로 삼고 살면서 마음 한편에 늘 같은 질문이 있었다.
내가 만든 무언가는, 무대 바깥 세상에서도 누군가에게 의미가 될 수 있을까? 나라는 사람은, 음악 말고도 무언가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그 물음은 점점 또렷해졌고, 언젠가 한 번은 부딪혀봐야 할 질문이 되었다.
그 질문을 끌고 들어온 곳이 이곳이었다.
지금까지의 인생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고 생각했기에, 지원서를 쓰는 순간부터 마음은 조용히 떨리고 있었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라는 불안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고 싶었다. 이곳이라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상한 확신 같은 것이 있었고, 그 확신을 스스로 증명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시작한 3개월의 여정은 어느 순간부터 나를 바꾸기 시작했다.
낯설었고, 서툴렀지만, 나는 쉬지 않고 관찰하며 매일 질문했고 작은 것부터 해냈다. 그리고 지금은 조금 더 단단한 말로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결국 해내는 사람이다."
1/ 성취감은 언제 오는가
트래픽머신에서 보낸 3개월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게 된 시간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떠올렸던 질문은 ‘나는 언제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인가?’였다.
맡은 일의 결과가 좋았을 때, 팀에서 ‘잘했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조차도 마음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 순간들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왜 기쁘지 않을까?’
돌아보니, 나는 꽤 오랫동안 결과 중심적인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것 같다.
오늘 얼마나 애썼는지보다 결국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여겼고, 노력은 결과로 증명되어야만 의미가 있다는 믿음아래 살아왔다.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과에서 성취감을 찾고 싶어 했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만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대했던 수치를 달성하고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었을 때조차 마음 한켠이 허전했다. 분명 열심히 했고, 숫자도 잘 나왔는데 그게 왜 나의 성취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 이유가 무엇인지 처음엔 나도 선명히 알지 못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감각보다 근거로
나는 그 과정의 의미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채 결과만 붙잡고 있던 것 같다.
1. 내가 어떤 가설로 시작했는지
2. 어떤 맥락 속에서 선택을 했고
3. 어떤 근거로 방향을 정했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에 내가 만들어낸 결과조차도 내 손에서 나온 게 아니라 그저 운 좋게 생긴 숫자처럼 느껴졌다. 그 불안감이 내가 느끼는 공허함의 정체였다.
그 시기 나는 매일 수십 개의 콜드메일을 보냈고, 실제로 몇개는 꽤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보고도 ‘이건 내가 해낸 거야’라는 생각보다는, ‘운이 좋았던 거 아닐까’라는 의심이 먼저 들었다. 어느새 나는 감각과 느낌에만 의존해 일을 하고 있었고, 중요한 건 무의식에 둔채로 가정 위에 가정을 쌓고 있었다.
실력 vs 운 ?
해석의 즐거움
전환점은 가영님이 ‘지금까지 했던 일들을 리포트로 정리해보라’고 하신 날 찾아왔다. 나는 처음 제대로 내가 해온 일을 눈앞에 펼쳐놓고 마주하게 되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몰라 이전 리포트들을 참고했고, 저장해두었던 데이터를 하나씩 꺼내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놓치고 있던 무언가가 보였다.
‘이런 포맷은 반응이 미미했고, 이 분야에서는 이런 메세지가 반응이 확실했지.’ 그동안 머릿속 어딘가에 흩어져 있던 기억과 감각들이 연결되며 '말'이 되기 시작했다. 그 인사이트들을 문장으로 정리하는 과정은 낯설었지만 오히려 그 낯설음 덕분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단편적인 성과가 아니라 내가 어떤 판단을 거쳐 이 결과에 도달했는지를 되짚는 과정 자체가 내 안의 불확실함을 조금씩 지워주었다.
결과의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
그때 처음으로 일을 하며 개운하다는 감정을 느꼈다.
단순히 일하는 재미가 아니라, '이해의 재미, 맥락을 읽는 재미'에서 오는 깊은 만족감이었다. 내가 만든 데이터를 내가 이해하고, 그 흐름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이건 진짜 내가 만든 결과다' 라는 감각이 생겼다. 그리고 그 감각은 이전의 어떤 성과보다 더 진한 만족감을 주었다.
지금도 생각한다. 나에게 진짜 성취감은 좋은 결과를 내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에 담긴 의미를 스스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감정이라는 걸.
물론 앞으로도 내가 하는 일이 당장 눈에 띄는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순간이 다시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는 나름의 근거를 갖게 되었다. 지금의 작은 축적들이 결국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고, 그 안에서 나는 다시 수많은 인사이트를 마주하게 되리라는 것을 안다.
2/ 쫄지 않는 힘
어느 날, 가영님과 아이린님과의 원온원 미팅에서 내게 이런 말을 해주셨다.
"정윤님은 쫄지 않고, 기죽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그 말이 참 감사하고 따뜻했다. 하지만 동시에 ‘왜 그런 인상을 받으셨을까?’라는 궁금증도 생겼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그렇게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이 공간이 나에게 ‘안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피드백은 받는 사람이 완성하기 때문에
나는 원래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늘 조심스러운 사람이었다.
내가 전달하려는 의도가 왜곡되어 전달되지는 않을까,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상처로 남을까 두려웠다. 피드백은 말하는 사람만의 영역이 아니다. 결국 받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전한 말도, 듣는 사람이 불안하거나 방어적인 상태라면 그 말은 전혀 다른 의미로 들릴 수 있다.
말은 결국 말하는 이가 아닌 듣는 이가 완성하는 법이니까.
이 팀이라서 가능했다.
그런 점에서 이 팀과의 시간은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물해주었다.
이곳에서는 내가 하는 말이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았고(정답일 수가 없기도 하다.), 불완전한 상태로 꺼낸 의견도 흘려지지 않았고, 그 안의 진심을 먼저 보려는 태도가 늘 있었다. 덕분에 나의 진심이 오해 없이 전해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기면서 처음엔 조심스럽게 꺼내던 말들도 점차 더 또렷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늘 음악이라는 언어로만 표현해왔던 내가 이제는 말로, 글로, 논리적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이 팀은 나에게 그걸 연습할 수 있는 연습장이 되어주었다.
실수를 했을 때에도 위축되지 않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힘이었다.
그 여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방어적이기보다 성찰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나는 팀 안에서 점점 더 자기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갔다.
원 팀!
이렇게 내가 당당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모두가 명확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해온 프로젝트들을 의미 있게 잘 마무리하는 것; 이 목표는 우리가 굳이 강조하며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공유되는 전제였다. 그래서 내가 무언가를 놓치거나 실수하더라도 그것이 결코 팀을 해치는 의도가 아님을 모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팀원들이 있다는 사실 또한 정말 큰 힘이 되었다.
내 의견이 허투루 흘러가지 않고, 서로의 생각 속에서 의미를 더하며 발전해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점점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 믿음 위에서 나는 조금 더 주도적으로, 더 주체적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이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감각은 단순한 자신감을 넘어, 나를 진짜 팀의 일원으로 만들어주는 결정적인 감정이었다.
역시나 중요한 건 SAFE ZONE
그동안 내가 쫄지 않고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만들어져있던 ‘안전한 환경’ 덕분이었다.
게다가 이 경험은 내가 스스로 그런 환경을 만들어갈 수도 있다는 희망도 함께 심어주었다.
- 낯선 곳에서도 중요한 것은 결국 내 마음가짐이라는 것
- 관계 속에서 신뢰를 쌓아가며 나만의 안전지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내 안에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3/ 성장과 자신감은 정비례
이 모든 과정을 지나오며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쌓아가고 있었다. 오랜 시간 음악만을 하며 살아왔기에 늘 스스로를 ‘음악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여겼고, 그런 생각은 어느 순간부터 나의 가능성을 가로막는 단단한 벽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랬던 내가 완전히 다른 분야에 도전하며,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처음 이곳에 들어선 순간 낯선 환경과 처음 보는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업무까지 모든 것이 생소했고, 설렘만큼이나 두려움 또한 크게 다가왔다. 특히 팀 회의를 할 때마다 ‘내가 정말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의심이 마음을 채웠고 때로는 내가 맡은 역할과 해야 할 일에 대한 불안한 잘문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나를 작아지게 만들기도 했다.

때로는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마주하거나, 내가 하는 일이 충분히 의미 있게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타인의 시선뿐만 아니라 스스로조차도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거나 의심하는 순간들이 있었고, 그럴 때면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나를 무너지게 하기보다, 오히려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내적 단단함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나 자신의 불확실한 시선과도 마주하며 그런 판단들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나의 성장과 노력에 더욱 가치를 두기로 결심했고, 누군가의 판단 기준이 아니라 내가 세운 기준을 지켜가며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실제로 내 성장을 이끌었고, 작은 업무 하나부터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려운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깊이 고민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점차 그 일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마치 악기 연습을 하듯, 처음에는 어색하고 막막했던 업무들도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수정하면서 점점 익숙해졌다.
그렇게 음악을 통해 몸에 익혔던 성실함과 끈기는 이 낯선 분야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나의 강점이 되어주었고, 그것은 내가 다시 나를 믿을 수 있는 힘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이번 경험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내가 앞으로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나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미 마련되어 있던 편안한 자리에서 얻은 자신감이 아니라, 스스로 낯선 곳에 부딪히고 만들어낸 자리에서 키워낸 자신감이기에 그 힘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나를 단단하게 나를 지탱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결국 나는 '해내는 사람'
어쩌면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조금 오만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확신이 앞으로 내가 마주하게 될 수많은 도전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줄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다.
이 말이 과장이 아님을,
그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4/ 트래픽머신은 학교였다
나에게 이곳은 단순히 일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배움으로 가득 찬 학교에 더 가까웠다. 혼자 일하는 법만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웠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 성장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곳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나는 단지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 성장과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정답은 아무도 몰라요
트래픽머신에서 보낸 3개월 동안 내가 배운 가장 큰 가치는 바로 ‘스스로 배우는 법’이었다.
우리가 마주했던 대부분의 문제들은 명확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답에 최대한 가까워지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며, 계속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했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덕분에 자연스럽게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며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서로의 경험과 의견을 통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나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법과, 함께 답을 찾아가는 법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었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단지 업무 능력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그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서로 다른 배경과 생각은 처음엔 낯설고 불편하게 다가왔지만, 그 차이야말로 내 시야를 넓히고 사고의 깊이를 더해주는 자양분이 되어주었다. 때로는 익숙하지 않은 의견 앞에서 멈칫하기도 했고, 나와는 다른 방식을 이해하려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쌓여,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듣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 채 하나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법을 배워갔다. 말없이 흘러가는 작은 순간들 속에서, 나는 사람이 함께 일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비로소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가영님과 아이린님께 특별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두 분은 내가 단순히 맡은 일을 잘 처리하는 인턴이 되길 바라는 것을 넘어 한 사람으로서의 성장을 이루어내길 진심으로 바라주셨다.
당장 결과를 내지 못해 고민하고 흔들릴 때에도 따뜻한 격려와 진심 어린 피드백으로 나를 지지해주셨고, 스스로의 속도와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지켜봐 주셨다.
그 기다림과 믿음 덕분에 나는 비로소 나만의 방식으로 나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물고기를 잡는 법
이제 이곳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며,마치 트래픽머신이라는 학교를 졸업하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학교가 우리에게 모든 정답을 가르쳐주는 곳이 아니듯, 이곳 또한 처음부터 완벽한 해답을 내어주진 않았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오히려 더 큰 배움으로 다가왔다. 무엇이 옳은지 단정하지 않은 채, 각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주는 태도. 이곳은 정답을 주기보다는 정답을 찾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곳이었다.
'흔히 말하듯 물고기를 잡아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곳.'
지난 3개월 동안 나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와 질문을 반복했고, 그 속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스스로 답을 구성해나가는 방법을 배웠다. 아마 이 시간이 내게 남긴 가장 값진 배움은, 앞으로 어디에 있든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나만의 성공방정식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일 것이다. 이 경험이 언젠가 다시 낯선 환경에 발을 디딜 때, 나를 흔들림 없이 이끌어줄 단단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트래픽머신에서의 3개월은 내게 한 권의 이야기와도 같았다. 그 이야기 속에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가장 살아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또 다른 낯선 도전을 마주하게 되면, 분명 다시금 두렵고 불안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감정들까지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는 내적 힘과 자신감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힘이, 앞으로도 나를 한 걸음씩 앞으로 이끌어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고 있을 누군가 또한 지금 낯선 도전 앞에서 주저하고 있다면, 이 회고가 작은 용기와 위로가 되어주길 바란다.
누구나 처음은 두렵고 막막하기 마련이고, 시작부터 모든 것을 완벽히 해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꾸준히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간다면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음을, 반드시 의미 있는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함께 해준 모든 팀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저는 이곳을 단순한 일터가 아닌 진심으로 배움을 얻은 '정말 좋은 학교'로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